-끼린님 연성 기반 (https://twitter.com/rikkirin98/status/779960871585853440)
가슴을 사정없이 뚫고 튀어나온 날카로운 말에는 섬뜩할 만큼 붉은 색의 피가 새벽녘의 싱그러운 이슬마냥 송골송골 맺혀 바닥으로 하나 둘 떨어진다. 이걸 잡아 내 몸속에서 빼내면 내 몸은 차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려 피를 한가득 쏟은 채 싸늘하게 죽어버리겠지. 도쿠가와는 카무로가 잔인하고 단호하며 상냥한 말투로 제 가슴에 비수처럼 꽂아버린 말에 감히 손을 댈 수 없다.
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전부, 모조리, 사실이었으니까. 아마도 너는 이 사실을 모르겠지. 네가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은 상냥한 말이 내 심장을 거칠게 난도질하고 있다는 것을.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말할 수 없으며 웃을 수도 없다. 우린 친구잖아. 맞아. 우리는 그냥 친구지.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친한 친구. 하지만 그 단순한 문장 하나가 나를 얼마나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던져 넣는지. 애매한 웃음을 짓고 있는 너는 알까. 내가 점점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.
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다. 이제는 꽂을 곳이 없거든, 너의 상냥한 말. 나는 비수들이 꽂힌 딱딱한 생기 없는 인형처럼 투박한 발걸음을 옮겨 너의 앞에 선다. 이제 네가 알아줬으면 해. 내 사랑과 비수와 괴로움 전부를.
아무것도 모른다는 너의 순진한 그 두 눈으로 나를 좀 봐 줘. 비수가 몇 개나 나의 심장에 꽂혀 있는지 네가 직접 세어 줘. 신지. 너를 갖지 못하면 나는 이제 이 비수를 가만히 둘 생각이 없어. 살기 위해서라도 나는 조금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.
너에게 손을 뻗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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